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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6-06-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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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의 철학]국적과 이름이라는 폭력적이고도 간절한 끈, 삼대가 치러낸 대가에 대하여자이니치 3세 김이향은 영화 ‘이방인의 텃밭’을 찍었다. 위 스틸컷은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바다 건너 한국 땅을 바라보는 김이향과 어머니의 뒷모습. ㈜시네마달 누리집 갈무리‘우리’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쓰지 말라는 충고를 들은 적이 있다. ‘동료에게 말 걸기’(민음사 펴냄, 2025년)를 함께 작업한 민음사 신새벽 편집자가 내게 거듭 환기한 당부였다. ‘우리 세대’ ‘우리 업계’ 같은 말은 내부자 사이의 결속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지만, 동시에 그 안에 놓인 차이를 지우거나 은폐하는 효과를 내곤 한다.그중에서도 ‘우리 한국인’은 가장 골치 아픈 말이 아닐까. 같은 땅에 살고,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민족이라는 한민족의 유구한 표상이 그 말을 떠받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 사는 재일코리안 3세 김이향의 ‘다음 리카에게’(민음사 펴냄, 2026년)를 읽으며 다시 한번 그 충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우리 한국인이라는 말 속에는 자이니치의 얼굴이 얼마나 담겨 있을까?‘우리 한국인’에 없는 얼굴‘일본에 있다’라는 뜻의 재일(在日)을 일본어로는 ‘자이니치’라고 한다. 재일동포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이니치라는 단어를 접하면 사람들은 흔히 ‘일본에서 차별받는 동포’나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재일 한국인’을 떠올린다. 언론이 부각해온 전형적인 서사 속에서 자이니치는 식민지와 분단의 역사가 남긴 상처의 증인으로만 읽힌다.그러나 그 속에서 평범한 자이니치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재 일본에서 특별영주자격으로 살아가는 자이니치 인구는 약 27만 명에 달하지만, 그중에서 조선학교나 한국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수천 명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자이니치는 한국어를 하지 못하고, 한반도의 역사나 문화도 충분히 접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김이향은 ‘두 이름의 이방인’이다. 일본에서는 긴리카, 한국에서는 김이향으로 불린다. 그는 1991년 도쿄에서 태어난 자이니치 3세다. 한국어는 성인이 된 뒤에야 배우기 시작했다. 부모 역시 도쿄 출신으로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자이니치 2세다. 일본 학교를 다녔기에 국적만 한국일 뿐 생활 방식은 일본인과 다르지 않았다. 김이향의 어머니는 “우리는 한국인이니까”라고 반복해서 말했지만, 정작 “우리 가족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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